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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좋아하는 만화 중에 '요츠바랑'이라는 게 있어요. 양아빠와 단둘이 사는 미취학 아동 요츠바가 집에서, 마을에서, 여행 가서, 제멋대로 상상하며 신나게 놀고 새로운 사람들과 친구가 되는 스토리가 주가 되는 만화인데요. 순수한 요츠바의 모습에서 가끔씩은 반성도 하게 되고, 짠할 때도 있고, 배우는 점도 있어요. 작가도 그런 것을 의도하지 않았을까 싶어요.


속담 중에 '아이는 어른의 스승'이라는 말이 있어요. 물론 아이들이 자라나면서 어른들에게 이것 저것 배우는 것이 보통이지요. 그치만 어른들도 자라나고 살아가면서 바쁜 인생에 치여 예전의 마음을 잊어버릴 때에, 아이들의 모습을 보며 오래 전 자기 모습도 떠올려보고, 처음 마음을 다잡게 돼요. 


보니 로크먼이 타임지에 기고한 글클릭을 읽어보면 오픈 라이선스 과학 논문 플랫폼 PLOS ONE에 올라온 한 연구에 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논문에 의하면, 아이들은 보통 만 3세 때 공유의 중요성을 안다고 하는데요. 아는 것과 직접 행동하는 것, 그러니까 공유에 마음을 쓰는 것은 실제로 7세 때까지는 제대로 연결이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학교에 들어가기 전까지는 공유가 좋다는 것은 알아도, 행동은 '안 하기'를 결정한다는 것입니다. 아이들끼리 싸우는 원인을 생각해보면 한 장난감을 가지고 저만 놀겠다고 싸운다던지 하는 경우가 많지요? 이 역시 공유 이슈이지요. 글에 등장하는 크레그 스미스의 실험에 따르면, 3세부터 8세까지 아이들을 데리고 향기 나는 스티커를 친구와 스티커를 나누게 했을 때 3세 그룹보다 7-8세 그룹이 훨씬 더 수월하게 똑같이 스티커를 나누었다고 합니다.


충동 억제의 정도를 실험한 다른 실험에서, 3세 그룹은 자기 충동을 제어하는 데 7-8세 그룹보다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공유를 어려워하는 것도 이런 특성에서 기인한다고 보여집니다. 때로 공유는 내가 갖고 싶은 것을 참고 남과 나눠야 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좀 더 성숙한 자아를 필요로 하지요. 이는 전두엽의 발달과도 관계가 있다고 합니다. 전두엽은 대뇌에서 문제 해결과 가치 판단을 담당하는 부분인데요, 아이가 자라나면서 전두엽이 발달하고, 자연히 성숙하면서 남과 공유하는 데에 별 문제를 느끼지 않게 된다고 합니다. 성숙하다는 것은, 나누었을 때 더 큰 기쁨이 생긴다는 것을 아는 일 같아요.


CC BY-NC (c) clappstar


보니 로크먼은 글 말미에 덧붙이길, 그렇다고 미취학 아동 그룹이 자기 밖에 모르는 철부지들이라고 보지는 않는다고 했습니다. 아이들의 행동을 살펴보면, 다른 사람이 물건을 떨어뜨렸을 때 주워준다던지, 식사 준비를 돕는다던지 할 때에 '돕는 행동'을 꽤 즐긴다고 합니다. 이런 선행은 자기 희생의 측면 보다 재미 있고 보람찬 일이라고 여겨지기 때문일 거예요.


이건 어른에게도 마찬가지 문제 같아요. 자기 희생을 필요로 하지 않을 경우에는 공유가 훨씬 수월하지요. 예를 들어, 디지털 파일을 공유할 때엔 내 것을 복사해서 남을 줘도 내 것이 사라지지 않으니까 자연스럽게 공유가 이루어져요. 내 시간을 빼서 봉사활동을 한다던지 등의 약간의 자기 희생이 필요할 때엔 파일 공유보단 조금 망설일 수 있겠죠. 그치만 공유했을 때 더 큰 가치가 만들어진다는 것을 깨달으면 공유를 즐거이 행할 수 있게 됩니다. 또한, 더 나아가 자기 희생이 곧 보람 있는 일이라는 감정을 깨닫게 되면 희생이 더 이상 희생이 아니게 되겠지요. 아이들의 공유 행동을 보면서 어른들이 배우게 되는 지점에는 이런 것이 있는 것 같아요.


마틴 노왁 등이 쓴 "초협력자"라는 책을 보면, 이런 '배신 하지 않는 선행'이 사회에서 나의 평가를 좋게 보게 만들어서, 결론적으로는 나에게 이득이 돌아온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런 이득은 직접 경험으로 반복적인 체험을 하기 전에는 미처 알기 어려울 수 있어요. 이것을 점차 알아가는 과정이 곧 성숙의 과정이라고 볼 수도 있을 듯 합니다.


공유 운동을 하면서, 제가 흔히 듣는 질문이 있어요. "내가 남 좋은 짓을 왜 해?" "남이랑 같이 쓰면 불편하지 않겠어?" 그러나 현재 등장하고 있는 공유 서비스들을 살펴보면, 희생은 최소화 하면서 재화의 가치를 최대한 끌어내 사용할 수 있는 합리적인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에 힘쓰고 있어요. 닫힌 마음으로 저런 질문을 하는 사람들의 마음에 최대한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서겠죠. 어린 아이들이 공유에 대한 경험을 쌓아나가며 '공유 하면 더 좋다' 라는 것을 학습해나가듯이, 우리도 몇 번 시도해보고 실제로 이용해보면 공유 혹은 협력적 소비가 더 저렴하고 효과적인 라이프스타일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거예요. 더 많은 사람들이 공유를 적극적으로 하게 된다면, 더 성숙한 사회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요?


아이들이 직접 참여한 공유 사례를 한 가지 볼까요? 최근 미국의 아이오와 주에서는 아이들이 문맹 퇴치를 위해 직접 책 공유에 참여했다고 해요.클릭드레이크 대학교 학생들과 비영리 단체 Everybody Wins! 에서 함께 주관한 Book Swap 행사에는 Des Moines 커뮤니티 아이들 85명이 참여해 문맹률을 낮추기 위한 책 공유를 하고, 대학생 형 누나들과 만나는 재미 있는 시간을 가졌다고 합니다. 공유를 통해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다 읽은 책을 교환하고 다른 책을 얻는 것. 공유를 어릴 때부터 즐겁게 가르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란 생각이 들어요.


사실 국내에서도 이런 사례들이 많이 있을 것 같은데, 공유 운동 차원에선 아이들의 사례를 별로 아카이브 하고 있지 않다는 것을 느꼈어요. 공유란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것인데, 우리가 너무 '어른들의 공유'에만 집중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구요. 그들은 이미 누구보다 훌륭하게 공유 활동을 하고 있는데 말이죠.


마지막으로, 엄마미소를 절로 부르는 The Share Experiment 영상으로 다이앤리포트 31호를 마무리합니다. 아무도 보지 않아도 공유가 더 좋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알고 있네요. 나 혼자 먹으면 내 배만 부르지만, 나눠 먹으면 빵보다 훨씬 좋은, 친구를 얻을 수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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