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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에이티브 커먼즈(CC)가 전세계 80여개국에서 참여하고 있는 운동인 건 알고 계시죠? 전 세계 CC 챕터(chapters)들은 격년으로 대륙 모임과 세계 모임을 갖습니다. 작년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CC Asia 모임이 있었고, 올해는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CC 글로벌 써밋이 있었어요. 지난 달 말 한 주간 전 세계 CC 사람들이 모여 각 나라의 현황과 사정, 비전 등을 함께 나눴습니다.


올해 키노트는 로렌스 레식(Lawrence Lessig) 교수가 맡았어요. 래리(Larry)라는 줄임이름으로 CC 사람들에게 더 친근한 레식 교수는, 본래 CC 운동의 시발점이 된 미키마우스 악법과 최전방에서 싸운 사람이지만, 최근 6년 간은 CC 같은 저작권법 운동이 아닌 의회 개혁 운동을 해왔지요. 저작권법을 고치기 위해 싸우다보니 각종 로비를 통해 입법 과정을 마음대로 주무르거나 선거에 개입하는 검은 손들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고, 그래서 최근엔 ‘Lesterland’ 라는 책을 내는 등 의회 부패에 저항하는 꾸준한 활동을 벌여왔습니다.


2년 만에 돌아온 레식 교수의 발표에서는 그간 그에게 있었던 이런저런 저작권법 위반 관련 소송 이야기와 그가 생각하는 CC 운동의 역할, 그리고 안타깝게도 우리 곁을 먼저 떠난 아론 스워츠(Aaron Swartz)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아직 자막은 없지만, 오늘 다이앤 리포트에서 간단하게 다이제스트 해보도록 할게요.




 



레식은 발표의 시작을 ‘우리는 공유를 너무 적게 하고 있다’며 운을 띄웠습니다. 이 ‘적다’는 의미는, 실제 하고 있는 어마어마한 양의 정보와 문화 공유에 비해 적법한 선에서 이루어지는 공유가 너무 적다는 의미였습니다. 이미 리믹스는 문화 전반을 아우르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며 그의 아이들이 좋아한다는 각종 마인크래프트 패러디 UCC를 보여줬습니다. Call Me Maybe와 강남스타일 등의 패러디 영상이 재생 됐죠. 기술의 발전이 프로는 물론 아마추어가 문화에 생산자로서의 참여를 가능하게 했다는 점을 강조하는 것도 잊지 않았습니다. 레식은 이런 패러디의 양측을 각각 부름(Call)과 대응(The response)이라고 부르며 부름(Call)이 바이럴을 타기 시작하면 능력 있는 아마추어 창작자들이 대응(The response)을 하는, 이것이 read-only 에서 read/write로 옮겨간, 리믹스 문화라고 말했습니다. 창작의 범위는 넓어졌고, 문화는 TV 채널 몇 개에서 프로그램 몇 개 만들던 시절보다 훨씬 풍요롭고 다양해졌습니다. 문화가 이미 변했고 지금도 변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한편, 법이 이런 변화를 따라오고 있는지는 깊은 의문이 든다고 했습니다. 레식 교수의 강의 영상 중 TED에서 발표했던 것이나 3년 전 CCKOREA 글로벌 써밋에서 발표했던 영상의 경우 일부 국가에서 Youtube 시청이 불가능합니다. 강의 중에 들어간 노래가 허락 없이 쓰인 것이니 저작권법 위반이라는 거죠. (무려 저작권법과 콘텐츠 공유에 대한 강의인데도요!) 레식 말고도 수많은 사람들이 이런 식의 태클을 받고 있습니다. 문화 정책은 창작을 장려해야 하는데, 오히려 저작권법이 문화의 큰 일부인 아마추어 레벨의 창작을 저해하고 있는 셈입니다.


저작권법 내에는 ‘공정이용’(fair use)이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저작권법이 헌법에서 보장하는 표현의 자유를 해치지 않도록 존재하는 부분입니다. (이 부분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아 저작권법의 균형이 무너져있는 거지만요.) 레식 교수는 문화를 공정하게 이용할 권리는 표현의 자유처럼 보편적인 인권이라고 하면서, 우리는 더 많은 공유를 해야 하므로, 법을 바꾸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CC 운동이 저작권법의 이런 현실에 차지하는 위치와 역할은 무엇일까요? 레식은 CC가 현재의 저작권법에 대한 해결책이 아나니며, 법 개정은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CC 운동은 우리가 맞이할 해결책에 대비해 사람들의 문화와 법을 ‘준비’시켰다 볼 수 있다고 했습니다. 예를 들어 배포와 이용 허락의 범위를 창작자가 직접 결정할 수 있다는 사실을 널리 알린 것이나, 저작자표시를 하는 것의 중요성 말이예요.


그러면 우리가 앞으로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요? 레식은 세 가지를 꼽았습니다. 차례대로 꼽으면, 1. 공유를 행하자(Practice) 2. 공유를 변호하자(Defend) 그리고 3. 부끄럽게 만들자(Embarrass) 입니다.



1. 공유를 행하자(Practice)

지금 문화가 그렇듯 멈추거나 위축 되지 말고 계속해서 공유하고 리믹스 하자는 말입니다. 이런 공유는 이미 벌어지고 있다(happening) 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2. 공유를 변호하자(Defend)

독일에선 레식 교수의 TED 발표를 볼 수 없는데요. 이 강의 중간에 청중의 이해를 돕기 위해 삽입된 곡이 독일 음악저작권협회(GEMA)에 등록된 곡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CCKOREA에서 열렸던 써밋에서 했던 발표에 대해서도, Youtube를 통해 노래의 권리소유자 Liberation Music으로부터 저작권법 위반 공지를 받았다고 하는데요. 레식이 여기에 ‘내가 이 콘텐츠를 이용할 권리는 헌법이 보장하는 권리다’라고 답변을 보냈지만 Youtube 측에선 별다른 검토 없이 기계적인 답변만을 보냈다고 합니다. 현재 레식은 전자프론티어재단(Electronic Frontier Foundation, EFF)과 함께 Liberationion Music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상태입니다.


3. 부끄럽게 만들자(Embarass)

레식은 ‘변호사들은 부끄러움을 모르기 때문에 (본인이 변호사이니 할 수 있는 농담이겠죠 ㅋㅋ) 할 수 없지만, 자기 법적 권리를 대리하는 변호사들이 이렇게 횡포를 부리도록 방치하는 프로 아티스트들에게 경종을 울려야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우리 나라에서 몇년 전 꼬마애가 손담비의 ‘미쳤어’에 맞춰 춤추는 영상에 음반사에서 클레임을 걸었듯, 미국에서도 뮤지션 ‘프린스’의 노래에 맞춰 걸음마를 하는 아이 영상을 올린 부모에게 저작권법을 위반했다는 통보가 가는 일이 있었다고 해요. EFF는 이 사건의 소송 역시 돕고 있다고 하네요. 레식은 저작권자들이 문화를 올바로 바라볼 수 있길 바라며, CC 운동이 이에 시범 사례를 만들 수 있기를 기대했습니다. 이제 곧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Creativei Commons License, CCL) 4.0의 공개를 앞두고, 이번 버전이 기술적으로 몹시 발전한 것을 기뻐하며 CC 활동가들이 이 운동의 핵심(We are the core) 이라고 격려했습니다.



발표의 종반, 레식 교수는 올해 초에 젊은 나이로 세상을 떠난 아론 스워츠(Aaron Swartz)를 언급했습니다. 스워츠는 어린 시절부터 천재적인 코딩 실력을 자랑하는 해커였음과 동시에, 어린 나이에도 공익을 위한 목적과 세상을 지금 보다 더 나은 곳으로 만들 비전으로 가득 찬 사람이었다고 회고했습니다. 하루는 스워츠가 자신을 찾아와, ‘의회가 이렇게나 부패했는데 대체 어떻게 해야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을까’ 하고 질문했다고 합니다. 당시 레식은 ‘내 전공 영역이 아니다’ 라고 대답했다는데요. 그러나 스워츠가 ‘학문적으론 그럴 수 있지만, 시민으로서는 어떻냐’ 하고 되물었을 때, 할 말을 잃었다고 합니다. 강의 영상을 보면 이 부분에서 레식이 감정이 복받치는지 잠시 말을 잇지 못합니다. 아론 스워츠는 그런 활동가였습니다. 레식은 사람들이 보통 자신을 아론의 멘토로 알고 있지만, 사실은 그런 아론이 자신의 멘토였다고 고백했습니다. 


아론 스워츠는 생전 두 번의 큰 싸움을 겪었는데, 하나는 SOPA/PIPA 법안을 저지한 블랙아웃 운동, 또 하나는 MIT 네트워크를 통해 대량의 학술논문을 다운 받은 것으로 기소 되었던 것입니다. 전자는 유례 없는 큰 승리를 거뒀고, 후자에는 그렇지 못했지요. 스워츠의 기소 이유는 MIT 네트워크에 ‘권한 없이’ 들어가 논문을 다운 받았다는 것이었는데요. 사실 MIT 네트워크는 오픈 네트워크였다고 합니다. 기소 이유가 말이 안 되는 상황이었던 것이죠. MIT 미디어랩의 조이 이토(Joi Ito) 등이 이 점을 계속 지적했으나 MIT는 아무런 대응도 하지 않았습니다. 한편, 미 하원의장인 대럴 아이사(Darrel Issa)는 스워츠 사건 리포트에서 이상한 점을 발견했는데요. 이 사건을 담당한 검사 헤이먼(Heymann)의 기술 내용에, 아론 스워츠가 만든 시민 단체 ‘디멘드 프로그레스’(DemandProgress) 의 활동가들이 온라인 서명 운동을 시작했다며, ‘정부를 비판하는 우매한("foolish") 짓을 단체 차원("institutional level")에서 벌이다니’ 라는 표현이 있었다고 합니다. 스워츠의 동료 활동가들이 정부를 비판했다는 이유로 스워츠 개인에게 지나친 형량을 구형했다고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이었습니다. 레식은 이 부분을 나누며 미국의 민주주의가 이렇게나 망가져있다니 놀랍고 충격적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 여전히 정부나 사법부, 해당 검사 등은 사과하지 않고 있습니다.


레식은 시리아의 CC 운동가 바셀(Bassel) 도 언급했습니다. 바셀은 민주주의가 존중 받지 못하는 시리아라는 나라에 정보에 대한 공정한 접근 권리와 자유 문화를 전하다 군정부에 의해 구금되었습니다. 당시 발표일 날짜로, 구금된지 526일째가 되었죠.


우리는 이런 사람들을 잊지 말고, 영감 삼아 나아가야 한다고 레식은 강조했습니다. 자유 문화 운동은 곧 민주주의를 해하는 부패한 정치를 반대하는 운동(Anti-corruption Movement)이 될 수도 있다며, ‘이것은 상식적인 시민들 모두의 운동’(This is every sane citizen's movement)이라는 표현을 썼습니다. 민주주의가 정상적이고 선량한 시민들에게 제대로 기능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입니다.




10년 전 CC가 처음 시작될 때와 비교해 상황이 크게 나아지지 못한 저작권법 체계와, 최근 몇년 간의 의회 개혁 운동을 통해 생긴 인사이트를 더한 레식 교수의 발표는 우리에게 큰 울림을 줍니다. 저 같은 CC운동가에게는 CC의 역할과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는 비전적 발표였고, 표현의 자유를 믿는 누군가에게는 자유 문화와 민주주의의 상관 관계를 보여주는 가슴이 뜨거워지는 발표였을 거예요. 레식 교수의 강의를 듣고 마음에 동하는 것이 있거나 생각에 전환이 생기시는 분들은 CC 운동을 주목해주세요. 문화와 법, 공유와 지식의 확산이 어우러지는 세상을 함께 만들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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